Page 115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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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수행을 하는 것인가? 그러나 참선은 오로지 이를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
은 사람만이 스스로 느낄 수 있고, 깨달은 사람은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상태라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그 경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불교에서 참선 수행이 명상이나 어지러운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것이거
나 호흡을 통하여 생명을 연장하고 평온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닌 것
이라면, 우리는 원래의 문제로 돌아간다. 이 세상 인간이 어떻게 하면 태어
나서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며, 공동체가 지속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인간의 원래 문제로 돌아가 생각해본다. 이에 관해서는 수
많은 이야기들이 있어 왔지만, 현실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오랜 역사 속에서
실제 온갖 현실적인 삶을 살아오면서 도달된 일응의 결론에 도달하였는데,
그것이 오늘날에는 헌법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되어 모든 나라가 채택하고 있
다. 아직도 종교전쟁을 치르고 독재자들이 권력을 휘두르는 나라들에서는
인간이 죽음과 고통의 질곡 속에서 하지 않아야 할 고생을 하고 있지만. 그
결론적 내용의 요체는 이렇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이다.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타인을 지배할 수 없다. 인간의 공동체는 국가로 만들어져 외부의 위험으
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국가는 공동체의 주인인 인간이 행복하
게 살 수 있게 모든 자유와 평등을 보호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국가의 제도와 권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
고, 그 일을 하기 위해 권한을 부여받은 자는 사익을 개입시키지 말고 오로
지 객관적이고 기능적으로 헌법이 정한 역할만 충실히 해야 한다. 권력은
어떤 경우에도 개인의 욕망이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사용되면 안 된다.
국민을 위한 권력은 그 권능을 부여받은 자가 남용할 수 없게 이를 철저히
통제하여야 하고, 그 통제제도를 법으로 엄격하게 정하여 운용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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