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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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시도를 했지만,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것은 없었다.
상대성 원리와 광속도 불변 당시의 대다수 물리학자와 달리, 아인슈
타인은 상당히 다른 생각을 하면서 이 문제에 접근했다. 그는 보편적 물리
법칙general law은 언제나 같다고 생각했다. 아인슈타인은 이를 상대성 원
리principle of relativity라고 했다. 자연 현상을 지배하는 보편적인 물리법
칙은 관측자나 관측 대상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 그의 강한 신념이었다.
그는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을 아주 자연스러운 보편 법칙으로 받
아들였다. 이를 지지해주는 근거는 전자기학과 광학에 있었다. 오늘날의
교과서에선 이를 광속 불변의 가설이라고 하지만, 당시엔 파격적인 것이었
다. 이를 받아들이면 아주 당연해 보이는 갈릴레이의 상대론과 결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속 불변의 가설을 수용하면서 전적으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게 된다.
쌍생성과 쌍소멸 전자에 관해 생각한다면, 어떤 에너지 이하의 모든
상태가 전자로 꽉 찬 충만의 상태가 진공이다. 진공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므로 쌍생성pair creation과 쌍소멸이 가능해진다. 물이 가득 찬 어항
속의 물방울 하나를 물 위로 들어 올린다고 하자. 그러면 물고기는 물속에
나타난 물방울의 없음과 물 밖에 나타난 물방울의 있음을 동시에 보게 된
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진공에서 물방울의 없음과 있음이 동시에 생겨
난다. 쌍생성이다.
이 물방울을 전자라고 하자. 전자는 음의 전기를 띄므로, 전자의 없음인
물방울의 없음은 양의 전기를 띄게 된다. 이것이 양전자다. 양전자의 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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