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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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나를 중심으로 하는 한 욕심의 노예가 되므로 모든 죄악과 불행
          이 옵니다. 나를 잊어버리고 남을 이익케 하는 생활을 계속하면 자연히 인
          격이 순화되어 영원하고 무한한 자기의 참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런 탁월

          한 행동과 언설은 생전과 사후를 통하여 항상 남을 이익케 하는 것이니,

          이것이 영원하고 진정한 행복입니다. 또한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신명까지
          바친 사람은 아무리 비참한 최후를 가졌어도 참으로 행복하다고 아니 할
          수 없지요.”




          ※ 그것은 희생이 아닌지요?
           “행복입니다.”



          ※ 일반적으로 잘 살고 높이 되는 것을 행복이라 합니다.

           “그거야 어린애들 놀이지.”


          ※ 그렇다면 먼저 용서하여야겠군요. 그러나 스님, 악에 대한 용서로 악이 더

          커진다면 용서 자체도 악의 편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도 끝없이 용서

          해야 합니까?
           “선과 악은 헛된 분별이어서 악마와 부처가 이름은 달라도 몸은 한 몸입
          니다. 그러하니 악인을 보면 부처님으로 존경하여야지, 용서를 베푼다면

          악인의 참모습은 모르는 사람입니다. 악인은 때 묻은 옷을 입은 사람, 부

          처님은 깨끗한 옷을 입은 사람과 같습니다. 때 묻은 옷을 입었다고 사람을
          차별 대우하면, 이는 옷만 보고 사람을 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
          탄이여 물러가라’고 외치지 말고 ‘사탄이여, 거룩합니다. 나는 당신을 존경

          합니다’라고 정성을 다하여 섬기십시오. 그러면 이 세상에서 사탄은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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