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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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第修證하느니라. (①圭峰, 『圓覺大
疏』 上之二, 『大正藏』39, p.527a. ②圭峰,
『都序』, 『大正藏』48, p.407c)
【평석】 교가敎家의 수행방법인 해오 ✽ 교문敎門의 수행방법인 해오점
점수解悟漸修는 당하當下에 무심하 수는 곧바로 그릇된 생각 없이 몰록
여 돈증불지頓證佛地하는 선문종지 깨달아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는 선
와 정반正反하나니, 금사金沙를 불 문禪門의 가르침과 정 반대이다. 금
분不分하며 옥석玉石을 혼동하면 일 과 모래를 나누지 못하고 옥과 돌을
대과오가 발생된다. 혼동하면 크나큰 잘못이 생긴다.
【강설】 돈오점수의 ‘돈오’는 곧 ‘해오’이다. 해오란 얼음이 본래 물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듯 중생이 본래 부처란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이다. 그러나 번
뇌 망상은 아직 그대로이다. 얼음이 본래 물이라 해도 얼음인 채로는 융통
자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중생이 본래 부처란 것을 알았다 하여도 번뇌
망상을 그대로 두고는 생사에 자유자재한 해탈이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완전히 녹은 물처럼 자유자재한 증오證悟와 해오解悟의 차이는 천지현격이
라 하겠다.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6추를 비롯한 3
세의 미세망상까지 완전히 끊어 일체를 해탈해야 그것을 증오라 한다.
규봉과 보조를 비롯해 교가에서는 흔히 얼음이 본래 물인 줄 아는 해오
를 두고 ‘돈오’라고들 한다. 그러나 우리 종문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선문의 정통적 주장에 따르면 얼음이 완전히 녹아 자유자재한 물이 되었
을 때인 증오를 돈오라 한다. 교가에서는 해오를 돈오라 하여 “깨달은 후
에 3현 10성의 지위를 거치며 닦아나간다.”라 하고, 선가에서는 증오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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