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P. 63
가르침을 이은 것을 돈오점수라고
주장함은 달마선을 전연 이해하지
못한 데서 기인된 크나큰 착오이니,
선문을 이탈하고 교가의 큰 종파인
화엄 징관의 가르침을 이은 규봉의
견해는 평가할 필요조차 없다. 수
행하는 뜻 높은 납자들은 오직 종
문에서 올바르게 이어진 법칙을 준
수하고, 기타의 다른 견해나 잡다
한 설명에 현혹되지 말고 올바른
안목을 활짝 열어 부처님과 조사들
의 지혜의 명맥을 계승해 미혹에
빠진 중생들을 널리 구제해야 할
이경미 작作.
것이다.
【강설】 박산 무이 선사의 말씀을 빌려 총괄적으로 결론지었다. 종문의 정
안종사들이 해오를 추종하는 무리를 마구니 외도라 통렬히 비판하고 배격
한 것은 싸움을 일삼으려는 의도가 아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법이 파
멸될 것이니 파사현정하여 중생을 이익 되게 하려는 대자비라 하겠다. 육
조 스님께서 분명 “나의 종은 무념으로 종을 삼는다.” “무념이 견성이다.”라
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종문의 견성은 10지를 넘어선 증오의 무념이지 10
신초의 해오를 견성이라 할 수 없다. 일찍이 선을 배우다 선을 버리고 화
엄종 징관의 법을 이은 규봉은 끝끝내 해오점수를 달마선의 정설로 여겼
다. 허나 보조 스님은 다른 면모가 있다. 젊은 시절에 쓴 『수심결』에서는 돈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