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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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스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그동안 초파일 행사를 여의도 광장에서 해 왔는데 하필 초파일 무렵에
          교황을 초청, 남의 행사를 방해할 수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

          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우리 불교는 1천 6백 년 동안 초파일 행사를 해마

          다 해 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니, 교황 같은 종교계의 지도자가 한국을 방
          문하는 것은 타종교의 입장에서도 같이 환영하고 경사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설사 우리 행사에 다소 지장이 있더라도, 어떤 장소에서든지 행

          사가 원만히 이루어지도록 불교도들도 협력을 하는 것이 진정한 종교인의

          자세일 것입니다.”


          ✽ 스님의 뜻에 저도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일반인들이 궁금해할 것 같아서인

          데요, 스님의 하루 일과를 이런 기회에 조금 열어 보이시겠습니까?

           “나는 해가 뜨는지 달이 뜨는지 그런 걸 모르고 살아요. 배고프면 밥 한
          술 뜨고 곤하면 자는 것이 내 하루야.”



          ✽ 한도인閑道人의 거리낌 없는 일과를 남들이 부러워하겠습니다. 스님은 인

          간의 삶과 죽음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생사生死란 바다의 파도와 같습니다. 끝없는 바다에서 파도가 일어났다
          꺼졌다 하듯이 우리도 그렇게 났다가 죽었다 합니다.

           그러나 바다 자체를 볼 때는 늘고 줌이 없지요. 삶과 죽음 그 자체도 그

          렇습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만물의 자체는 바다와 같이 광대무변廣大無
          邊하고 영원해서 상주불멸常住不滅이며 불생불멸不生不滅입니다. 그러니 결
          과적으로 삶과 죽음은 하나이지 둘로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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