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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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여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 불교의 사상적 전개는 반야법을
통하여 불성론佛性論을 전개하는 특성을 가진
다. 다시 말하여 ‘불성’과 ‘반야’는 바로 중국 불교
뿐만 아니라 중국선을 모두 관통하는 가장 핵심
적인 두 축이다. 또한 중국 불교의 흐름은 사상적
으로 천태종天台宗과 화엄종華嚴宗, 선종禪宗이 대
사진 1. 육조법보단경
표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 종파들의 명확한 사상
적 차별은 바로 ‘불성’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천태
종에서는 ‘성구론性具論’, 화엄종에서는 ‘성기론性起論’, 선종에서는 ‘명심견
성明心見性’ 혹은 ‘돈오견성頓悟見性’으로 ‘불성’에 대한 이해를 나눌 수 있다.
그 가운데 선종에서는 바로 『단경』으로부터 ‘돈오견성’의 기치가 세워졌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까닭에 『단경』을 선종 성립의 표지라고 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경』의 사상을 논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불성’에 대한 이해를 출
발로 해야 할 것이다. 『단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불성’을 언급하고 있다.
경전에서 다만 스스로 부처에 귀의함을 말하고, 남의 부처에 귀의
함을 말하지 않았다. ‘자성’에 귀의하지 않으면 귀의할 바가 없다. 3)
부처[佛]는 자성自性이니, 결코 자신自身의 밖에서 구하지 말라. ‘자
성’에 어리석으면 부처도 바로 중생이요, ‘자성’을 깨달으면 중생이
바로 부처이다. 4)
3)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39c), “經中只言自歸依佛, 不言歸依他佛. 自性不歸, 無所依處.”
4) 앞의 책(大正藏48, 341c), “佛是自性, 莫向身外求. 自性迷, 佛卽是衆生; 自性悟, 衆生卽是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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