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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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불교가 갖는 근대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 정화와 함께 자기
강화를 말하는 인순의 이 ‘자아의 종교’에 ‘평등’과 ‘자유’가 포함된 것은 명
백히 근대 민권론의 영향이다.
실제로 근대 시기에 불교는 철학과 종교를 겸비하여 전통적 사유 및 종
교 가운데 근대의 속성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사회
진화론 등 서구 사상의 영향 속에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근대적
변혁이 시도되었다. 이에 따라 전통의 구태는 타파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
지게 되었고, 전통 불교는 전근대적인 것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불교
전통은 산중의 출가자 위주, 맹목적 신앙 교리 체계라는 식으로 부정적으
로 묘사되었고, 불교의 현대화·도시화·대중화가 시대적 화두로 부상하였
다. 이는 성역에 갇혀 있던 전통 불교를 해체하고 시대 및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세속 불교로의 전환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세속화·근대화의 ‘탈전
통’을 지향한 것이었다. 그 대표적인 움직임 중의 하나가 인순의 인간 불교
이다. 인순의 ‘인간 불교’ 개념의 제시는 향후 현대 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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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창동리 마애여래상(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76)
충주시 가금면 창동리 남한 강변의 암벽 위에 얕은 부조로 조성된 마애불. 동남향을 향하고 있으며 높이
는 4m. 바위의 박락이 있고 어깨 아랫부분은 선각으로 부정확하여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규모가 거대한
불상이다. 전체적으로 얕은 부조로 조각하고 손을 표현하지 않는 등 고려시대 지방색이 나타나는 마애불
로 추정되며, 강물을 바라보고 있어 남한강을 오가던 뱃사람들의 안녕과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조성된 것
으로 보인다. 불상의 중앙 부분은 바위에 포함된 철 성분 때문에 붉은빛을 띠는데, 임진왜란 때 탄금대에
서 배수의 진을 치고 장렬히 싸운 신립申砬 장군의 피눈물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현봉 박우현 거
사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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