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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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일스님은 구산선문 중의 하나인 사굴산파의 개산조開山祖이다. 범일스님
             은 강릉단오제의 주신主神인데, 구산선문의 개산조 중에 후세까지 신으로
             추앙을 받는 사례는 사굴산문의 범일스님뿐이다.

               신라 왕실은 중국 유학을 마친 후 귀국한 범일스님을 국사로 초빙하겠

             다는 제의도 했지만 스님께서는 단호히 거절하고 강릉에 머물렀으며, 이때
             강릉 정착을 후원한 사람은 명주溟州[現 강릉 일대] 도독 김공金公이다. 이 김
             공이 정확히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 도독인 것으로 보아 그 지역의 최고 권

             력자인 것은 알 수 있다. 이후 범일스님은 굴산사를 기반으로 경북 일부와

             영서 지방까지 영향력이 미쳤으며, 성주산문과 동리산문과도 교류를 하였
             다. 제자도 개청開淸(834-930)과 행적行寂(832-916)을 포함하여 많이 길러내
             게 된다.




                모습을 드러낸 굴산사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한 유적지 피해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발

             굴조사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2016년까지 이어져 굴산사

             지 전역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사진 2>처럼 크게 1부터 6영역까지 발굴
             되었으며, 문화층 기준으로 굴산사의 운영 시기를 나누면 크게 5단계로 구
             분된다. 이 중 <사진 3>처럼 1단계는 창건기(9-10세기)로 구분할 수 있고,

             2-4단계는 전성기(11-13세기)로 구분할 수 있으며, 5단계는 퇴조기(14-16세

             기)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을 바탕으로 굴산사의 사역을 시기별로 관찰해 보면, <사진 3>
             에서와 같이 창건기의 영역은 현재 승탑과 탑비가 있는 3영역과 그 밖의 극

             히 일부 정도가 포함되고, 전성기에는 사역이 현재 굴산사지 전체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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