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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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손은 의자의 팔걸이를 잡고 왼손에는 홀을 쥐고 있다. 조왕의 뒤쪽 좌우
             에는 과반에 선과를 든 여인이 배치되어 있다. 희고 원만한 얼굴의 조왕은
             조관복을 착용하였는데, 짙은 녹색 관복의 흉부에는 방형 흉배에 학과 구

             름을 그려 장식하였고, 그 위에 옥대를 두르고 있다. 하반신에는 주색 상

             의와 백색의를 겹쳐 입었다. 이는 삼존의 형식이 아닌 2위의 동녀가 시립
             한 모습이어서 약수암 조왕탱이나 청룡사 조왕탱과는 달리 해석해야 할 것
             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이 독존 형식을 비롯하여 삼존 형식까지 살펴보았으나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조왕신앙에는 부지런히 일함으
             로써 가족이 잘 되고, 특히 집을 떠나 객지에 있는 가족을 수호한다는 의
             미도 지니고 있다. 이를 『불설환희조왕경』에서는 “장엄하신 조왕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니 큰 광명이 시방세계 환히 밝게 비칩니다. 집안 식구 모두 같

             이 건강하고 편안하며, 집 안과 밖 번창하고 길하게 한 크신 조왕신 금은
             보배 옥백들이 집안 가득 하옵니다.”라고 하였다. 결국 자신의 현실에 충
             실하고 그에 따라 복을 받는 인과의 이치를 구체적으로 현실화한 것이 조

             왕신앙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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