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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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신문학 발전을 위해 우리의 고유한 진리를 먼저 통
달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결론으로 삼았다.
문예지 성격-중앙불전의 문학 전통 수립
목차상 문학 지면이 표제로 등장하는 것은 2호의 ‘시가’란, 3호의 ‘시가’
란(사진 5), ‘소설’란, 5호의 ‘소설’란이며, 6~8호는 별다른 표제 없이 시 작
품을 수록하였다.
1~3호가 재학생의 투고를 권장하면서 창작의 의지를 적극 수용할 수 있
었던 것에 비해 4호 이후는 교우회의 성격이 졸업생 위주로 바뀌면서 수
록 작품에 양적, 질적 변화가 일어났다.
교강사진 가운데 3호의 편집부장인 최남선은 <교가>(사진 6)를 작사하여
3호, 4호에 게재하였고, 6호와 7호에는 시조 <문수산성文殊山城>과 <삼랑
성三郞城>을 실었다. <문수산성>은 제물포가 마주 바라보이는 강화도의 문
수산을 답사하며 그곳의 전설을 소재로 삼아 산성의 풍경을 읊은 3수의 시
조이다. <삼랑성>은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전하는 강화도 정
족산성을 소재로 한 3수의 시조이다. 두 작품 모두 전설과 역사, 과거와 현
재, 고아한 표현과 운치 있는 묘사가 어우러지는 수작이다.
중앙불전에서 영어강의를 담당한 정준모의 작, 「고시재음古試再吟」은 <녹
향단심綠鄕丹心>, <몌별袂別>, <춘포단장春圃斷腸>을 묶은 연작시다. <춘포
단장>은 봄날 밭에서 나물을 캐는 아낙네의 모습을 소재로 한 시인데, 얼굴
이 ‘검노란’ ‘조선 아낙네’의 얼굴과 집에서 울부짖는 어린아이들을 등장시
켜 제목처럼 가난에서 우러나는 애끓는 아픔을 노래하였다.
학생 작품으로는 김달진, 이봉호, 김어수의 작품이 주목된다. 김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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