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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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                    사진 3.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정을 때리며 돌 쪼는 소리에 귀가 요란하고 쨍쨍하다. 가만히 들으면 일
          정한 간격을 이루며 장단을 이루니 돌과 쇠가 주고받는 대화 같기도 하고,

          오래되고 단단한 바위의 중엄한 노래 같기도 하다. 돌이라는 것은 한 번 만

          들어지면 천년을 간다. 한 번 만들어진 작품이 세워지면 천년동안 무수한
          이들의 눈길을 받아 내야한다. 그러니 돌을 다루는 석장의 손길이 얼마나
          중요한가. 윤태중 석장은 자신이 빚어내는 돌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

          나 잘 알고 있다. 그저 전시가 아닌 수세대의 사람이 교유하고 공유하는 매

          개체이기에 한 돌 한 돌 다듬는 그 순간이 모두 정성과 마음이라고 말한다.
           강진 월남사지 석탑(보물제 298호), 부여 대조사 미륵대불(보물 제217호), 산
          청 범왕리 삼층석탑(국보 제105호), 동국대박물관 보협인석탑(국보제 209호),

          월정사 석조보살 좌상(국보 제48-2호), 구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 복원(국

          보 제35호) 등 이름만 들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문화유산이 윤태중
          석장의 손끝에 의해 보전되고 복원되고 있다.
           최근 윤석장은 경남 산청군 성철 대종사 생가 터 소재의 ‘겁외사 석조사

          면불’을 완성하였다. 가로 3.8m, 세로 3.8m, 높이 6.1m에 이르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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