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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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다고  돌이  쉽게
             잘리지  않는다.  사
             실  돌을  자르는데

             꼭 필요한 것은 아

             이러니하게도 한없
             이 힘 없을 것 같은
             물이다.  물이  없으

             면 돌은 절대 자를

             수 없다. 불꽃만 튀          사진 6. 다이아몬드톱으로 돌자르기.
             길 뿐이다. 워낙 큰
             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위험요소도 많고 실제로 부상도 종종 일어난다.

             낙상의 위험도 있고, 돌을 쪼는 과정에서도 잔돌이 여기저기 튀어 필자도

             돌 튀김을 몇 개 얻어맞았다.
               작업장에서 만난 윤석장은 석수石獸를 제작하고 있었다. 진묘수라고 불
             리는 무령왕릉(1971년 7월 발굴)의 석수는 악귀를 쫓아내고 사자死者를 수호

             하며, 무령왕과 왕비의 영혼을 안내하는 역할로서 제작되었다. 백제의 석

             수가 오늘날의 석수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감회가 새
             롭다. 석수의 외뿔은 쇠로 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쇠뿔도 윤석장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하나에 관통하면 돌도 쇠도 나무도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 그

             의 말이다.

               매일 야외에서 돌을 다루는 윤태중 석장의 손은 거칠게 터 있다. 얼굴도
             까맣게 그을려 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아이의 미소를 그대로 담고 있다.
             돌을 다듬고 있을 때만큼 행복한 순간이 없다고 한다. 저 거친 손으로 더

             거친 돌의 속살을 꺼내 세상 부드러운 미소를 그려내고 온화함을 담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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