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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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경우,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3학년으로 편입하여 졸업하고 불교대학원
          에 입학하여 2년 만에 석사학위 논문을 받으면 승려 기본교육 4년을 채운
          것으로 인정하여 비구계를 품수할 수 있도록 바뀌어 있었던 것입니다.

           행자 생활을 잘 마친 그 행자에게 ‘일림’이라는 법명을 주며 그런 수순을

          밟아 기본교육을 채우고 비구계를 받도록 길안내를 했습니다. 일림 상좌
          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3학년에 편입하여 학부 2년을 수월하게 보내고
          바로 동국대 불교대학원에 진학하였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하고 한 학기

          지나서는 논문 제목을 정하고 지도교수를 정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

          며 궁시렁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실은 소납이 사제나 상좌나 조카 스님들이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밟
          아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다음과 같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소

          납은 백련암에서 소임을 살면서 틈이 생길 때마다 큰스님에게 들키지 않

          게 골방에 홀로 앉아서 ‘백일법문’ 녹음테이프를 들었습니다. 한쪽 귀에만
          이어폰을 낀 채로 하도 오래 듣다 보니 귀에 물집이 생길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게 반복해서 듣고 또 들어서 스님의 법문내용을 풀고 정리하여 만든

          법어집이 바로 상하로 출간된 『백일법문』입니다.

           나아가 한문으로 된 어려운 조사들의 선어록을 한글로 번역하게 하여 선
          림고경총서를 발행하고, 성철사상연구원에서 연간 한두 번의 학술세미나
          를 개최하며 여러 편의 논문을 읽고, 장경각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이리저

          리 다양한 글을 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학위를 받은 분들의 문

          장이 확실히 매끈하고 조리가 정연하다는 인상을 받아 왔습니다.
           전공 분야의 공부를 깊이 있게 하면서 늘 글을 읽고 쓰다 보니 글을 다

          루는 솜씨도 남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지난 호에 말씀드린 『정독精
          讀 선문정로』를 저술하신 강경구 교수님의 문장만 보더라도 저자가 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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