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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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10년 동안 강원이 학교로 전환함에 따라 순일한 교육내용이 일
어日語나 산술 과목 등으로 복잡해진 것을 말하며,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불
교에서 벗어나게 되는 현실을 문제로 제기하였다. 그는 재정 형편 때문에
모두 전문학교나 외국 유학을 보낼 수 없으니 불교 전문교육기관을 세우
되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으로 세워 백년대계의 불교전문고등강원을 확
정적으로 설치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는 학인연맹에서 조선불교선교양종
종회에 건의하여 불교전문고등교육기관으로 불교연구원(개운사 대원암)을
설치한 사례를 소개하였는데, 재단의 꾸준한 지원에는 의문을 표하였다.
그리고 개별 사찰에서 강원을 운영하는 것보다 몇 개의 본산이 합동으로
완전한 재원을 마련한 후 ‘영구한 강원을 설치’할 것을 주장하였다.
둘째는 강원의 교재에 관한 제언이다. 종래의 교육과정인 사미과, 사집
과, 사교과, 대교과로는 만족할 수 없는 현실이 있다고 하며 ‘학인연맹에
서 정한 것과 같이’ 내과와 외과를 겸행하되 특정한 교재보다는 초학자가
이해하기 쉬운 문장을 독본식으로 편집하여 활용할 것을 제언하였다. 그
리고 사교, 대교 과목도 간략한 약해略解와 소주小註로 된 것을 선택할 것
을 주장하였다. 기존의 내전 강의가 방대한 분량의 극히 일부를 교습함에
불과하며, 그 방식도 광소廣疏, 대소大疏, 대초大鈔를 훈고학적으로 읽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대안으로는 선교양종종무원의 교학부에서 교
재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재를 새로 선택하고 편집할 것을 주장하였다.
셋째는 학인의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제언이다. 내전을 공부한 강사나 학
인 출신들이 ‘일어 꽁댕이’나 알고 ‘부기簿記줄’이나 해석하는 자들에 비해
형편없는 급여를 받는다고 하면서, 강당의 학인은 자타가 ‘시대의 낙오자’
로 아는 현실을 비판하였다. 학인 등용의 진로가 막힌 현실에서 해결 방안
으로 세 가지의 진로를 제시하였다. 첫째는 불경 전문 강사의 길, 둘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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