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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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악귀들이 나타나 괴롭힐 때.
⑥ 죄가 있든 없든 형틀에 속박되었을 때.
⑦ 상인商人이 도둑들이 들끓는 험난한 길을 지나칠 때.
⑧ 음욕이 일어날 때.
⑨ 성나는 마음이 일어날 때.
⑩ 아들을 낳기를 원하거나 딸을 낳기를 원할 때.
이상에서 보이는 몇 가지 예는 인간이 현실 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당면하
는 절망적인 상황을 대표하는 표현 양식으로, 이러한 사고와 재난은 오늘날
의 현실 사회 속에서도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의 괴로움에 대해서 『무량수경無量壽經』 권하卷下의 말씀을 들어 보자.
“세상 사람들은 하잘것없는 일들을 구한다. 악과 괴로움으로 뒤끓
고 있는 세상에서 자신의 생활 때문에 허덕이며 겨우 생계를 꾸려
나간다. 신분이 높거나 낮거나 부자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돈과 재물에 눈이 어두워져 있다. 그러나 사실 있거나 없거나 간에
근심, 걱정은 떠날 날이 없다. 불안 끝에 방황하고, 번민으로 괴로
워하며, 엎친 데 덮치고 욕심에 쫓기느라 조금도 마음 편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현실의 괴로움[苦]과 어려움[難]을 생생하게 설說하고 있다. 이렇게 불교
는 현실의 괴로움을 파악함과 동시에 그렇게 파악한 괴로움의 극복의 길
을 제시하고 있다. 즉 「보문품」에서는 “여러 가지 고통으로 괴로워할 때 관
세음보살의 명호를 듣고 일심으로 칭명稱名하면, 관세음보살이 즉시 그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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