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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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6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9 | 보라, 두 눈에 비치는 저 풍경을
말 없는 곳에 근심도 없도다!
사람이 만들지 않은 것을 보는 것
풍경의 불교적 깊이 은 커다란 기쁨입니다. 사람의 손때
가 묻지 않은 것에는 대자연의 신비
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 근교
서종택 시인
에 사람이 잘 가 보지 않은 비경이 있
습니다.
대구 시내에서 보면 남쪽에 앞산
(658.7m)과 최정산(905m)이 보이고,
그 뒤로 비슬산(1083.4m)이 있습니
다. 앞산과 비슬산은 더러 가 보았습
니다. 하지만 평생을 대구에 살았지
만 최정산에는 가 본 적이 없었습니
다. 최근까지 미군 위성추적 레이다
기지, 육군 미사일 기지가 있었기 때
문입니다. 시설 보호 차원에서 지뢰
가 매설되어 있어서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일반인 접근이 제한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되어 있었기에 대자연의 신비가 살아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있는 곳입니다.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최정산 정상 부근은 대관령처럼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수십만 평의 고위평탄면이 발달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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