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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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관觀하시어 모두 해탈케 하느니라.”고 설하고 있다.
계속하여 관세음보살은 구고구난救苦救難의 서원을 세운 보살로서 갖가
지 고뇌를 받고 있는 무량백천만억의 중생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일
심으로 칭명하면, 관세음보살은 곧바로 그들의 음성을 관하여 보살의 위신
력으로 모두 해탈케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관세음보살의 현세
이익적 염원을 잘 나타내 주는 관음신앙의 요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
여 설악산 백담사의 오세동자의 신이神異한 영험담을 소개해 볼까 한다.
설악산 오세암의 관음설화
백담사의 부속 암자인 설악산의 오세암五歲庵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불교성지요, 기도도량이다. 신라시대 647년(선덕여왕 13년) 자장율사가 창
건하였다. 이곳에 조그마한 선실禪室을 짓고 머물렀던 자장율사는 관세음
보살의 진신眞身을 친견하고, 관세음보살이 언제나 계신 도량임을 나타내
기 위해 관음암觀音庵이라 하였다. 그런데 이 관음암을 오세암으로 바꾼 것
은 1643년(인조 21년)에 설정雪淨스님과 5세 동자에 얽힌 유명한 관음 영험
설화 때문이다.
설정스님은 고아가 된 형님의 아들을 이 암자로 데려다 키우고 있었다.
겨울이 막 시작된 10월의 어느 날, 스님은 월동준비 관계로 네 살의 조카
를 위하여 며칠 먹을 밥을 지어 놓고 아랫마을로 내려가면서 신신당부하
였다.
“이 밥을 먹고 저 어머니(법당 안의 관세음보살상)를 ‘관세음보살, 관세음보
살’이라고 부르면 잘 보살펴 주실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절을 내려갔
다. 스님이 장을 본 뒤 올라가려니 폭설로 눈이 쌓여 올라갈 수 없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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