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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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성철스님께서 『선문정
로』를 세상에 내놓지 않고 열반
에 드셨더라면 어쩌면 불교학
계도 돈점논쟁의 뜨거운 주제
와 활기찬 연구가 없었을 것이
고, 10·27법난의 수렁 속에서
20여 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조
계종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하
는 섬뜩한 생각이 듭니다. 그러
니 일흔이라는 나이를 눈앞에
두고 2, 3년 동안 장경각을 들락
날락하시면서 연구하고 정리하 사진 6. 『 정독 선문정로』 초판본을 받아 증정용 책에 사인하
고 계신 원택스님.
여 조계종의 종지를 확실히 밝
힌 『선문정로』라는 귀한 책을 선물로 주고 가신 큰스님의 공덕은 참으로 크고
도 크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한강에서 멀찍한 부산 동의대학교
에 계신 강경구 교수가 10여 년에 걸쳐 『선문정로』를 연구하여 현대어역과 해
설을 한 『정독 선문정로』(신국판 양장본, 1,016쪽)를 장경각에서 출판하게 되니,
저희 문도와 신도들은 『선문정로』에 환하게 등불을 밝혀주신 강 교수님의 신
념과 정성에 무한한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부처님과 성철스님께 『정독 선문정로』를 법공양 올리면서 그동안 우리 곁
에 오셨던 부처님을 보고도 보지 못하고 만나도 만나지 못한 곰 새끼의 세월
을 참회하며, 이 책을 돌다리 삼아 성철스님께서 고구정녕하게 설파하신 참
된 깨달음의 길로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기를 발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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