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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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 한국불교의 법맥』 초판본, 1990년 2쇄 본, 1993년 3쇄 본.


          님께서 책을 내시다니, 저는 의아해서 사형인 원명스님에게 여쭈었습니다.

           “큰스님께서도 글을 쓰십니까?”

           “해인총림 방장이 되신 그해 동안거 때 100일 가까이 대중법문을 하셨는데,
          그때 원고를 손수 다 쓰셨고, 요즈음 결제 때 하시는 상당법문도 손수 다 쓰
          고 계십니다.”

           “백일 동안 하신 법문을 책으로 출판하였습니까?”

           “아니요. 얼마 전에 카세트테이프를 정리하긴 했는데 책으로 나온 것은 없
          습니다.”
           백일법문을 하신 지 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아무도 관심을 두는 이가

          없고, 도리어 교가 쪽에서는 내용이 너무 어렵다고 하고, 선가 쪽에서는 그렇

          게 방대하게 설파하는 걸 보니 “성철스님은 선승이 아니라 학승”이라는 비판
          까지 터져 나왔다고 합니다. 선방의 대명사는 할[喝]과 몽둥이[棒]인데 즉설주
          왈로 수좌들을 가르치지 않고 방대하게 교리나 설한다 하면서 오히려 ‘반수

          좌’라는 말까지 듣게 되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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