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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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젤렌스키 정부는 자신의 목숨과 국토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들에게
총기를 나눠줬습니다. 러시아가 빠른 시일 내에 지도부를 와해시키고 우
크라이나 국민의 항전 의지를 꺾어놓지 못한다면 ‘제2의 체첸’처럼 장기화
의 늪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러시아는 지난 3일 마리우플과 볼노바하 2개 도시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열기 위해 일시적으로 휴전하기로 우크라이나와 약
속했습니다. 마리우플과 볼노바하 당국은 공습을 피해 숨은 시민들에게 5
일 대피 시작을 알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마리우플 인구 45만 명 중
20만 명, 볼노바하 시민 2만 명 중 1만 5천 명 이상이 대피할 것으로 예상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5일 오전 일방적으로 두 곳에 포격을 재개하면서 휴
전 합의는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바림 보이첸코 마리우플 시장은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거리에 수천 구의 시신이 있다. 사망자를 수습할 길조차
없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침공 후 러시아
군 1만 명이 숨졌다.”라고 밝혔습니다. “대부분의 사망자가 18~20세이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도 잘 모른다.”라며 푸틴 정권의 야욕으로 러시아인
의 희생도 크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는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가 아직 러
시아에 함락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군이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
조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9일째 도시는 파괴되고, 수천 명이
사망했으며, 100만 명이 국경을 넘어 흩어졌습니다. 아비규환입니다.
지난 4일 러시아군은 유럽 최대 규모로 꼽히는 자포리자 원전 주변까지
포격했습니다. 주민들이 인간 장벽을 만들어 막아섰지만 장갑차는 아랑곳
하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러시아군에게 “폭발하면 체르노
빌의 10배 이상의 피해가 난다. 포격을 멈추라.”고 요구할 때, 지구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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