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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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962년 8월부터 경향신문에 한국 문화
와 민족성의 다양한 면모를 비평적으로 분석
하여 연재한 글을 묶어 단행본으로 출판한 것
으로, 1년 동안 30만 부가 판매됐으며 영어판,
일본어판 등을 포함해 반세기 동안 200만 부
가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그중에 「토정비결
이 암시하는 것」이라는 곳에서 몇 자 옮겨 볼
사진 3. 이어령 선생님의 저서 까 합니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말을 조심하라. 관가를 조심하라. 인간(친구)을 조심하라. 밖에 나
가는 것을 조심하라. 토정은 그렇게 일렀다. 그리고 또 사람들은
토정의 그러한 말이 옳았다고 했다. 미신이 아니라 도리어 그것은
확률을 이용한 과학이었는지도 모른다. 한국 사회에서라면 누구나
가 다 겪게 되는 일들이다. 오늘도 토정비결을 보고 앉아 있는 저
한국인의 주름진 얼굴에는 100년 전이나 100년 후에나 똑같은 어
두운 그늘이 서려 있다.”
그리고 1982년에 출간된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소납이 1972년 1월에 해
인사 백련암 성철스님 문하로 출가한 후 10여 년이 지난 뒤라 책을 사러 서
점에 나갈 형편이 못 되어 신도에게 부탁하여서 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고인의 책은 어느 것 하나 지식이 샘솟지 않은 적이 없었던 듯합니다. 일
본의 짧은 시구인 하이쿠, 분재, 트랜지스터, 쥘 부채 등 일본인이 가진 축
소 지향적 요소가 일본을 공업사회의 거인으로 끌어올렸다고 주장하면서
해외 침략 등 확대 지향적 시도는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하여 일본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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