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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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고인께서는 문화예술행정가로서도 뚜렷한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1988년 제24회 서울올
림픽대회의 개회식과 폐회식을 총괄 기획하
였습니다. 당시로서는 최대규모인 160개국
13,304명의 선수가 동서남북의 모든 장벽을
허물고 참가한 서울올림픽은 1980년 제22회
모스크바올림픽에선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사진 4. 이어령 선생님의 저서
『축소지향의 일본인』.
침공을 이유로 서방권이 보이콧을 하고,
1984년 L.A.올림픽에서는 공산권이 보이콧을 한 이후 12년 만에 열리는
온전한 올림픽이었던 것입니다.
냉전 이후 처음으로 양 진영이 참가하여 화해의 장을 열게 된 역사적인
서울올림픽에선 딱딱한 표어 대신에 “벽을 넘어서”라는 구호를 외쳤습니
다. 개회식의 명장면으로 칭송되는 ‘어린 소년이 굴렁쇠를 굴리며 드넓은
운동장으로 입장하며 들어오는’ 장면은 한국 전통의 여백의 미를 파격적으
로 유감없이 표현하였고, 그것을 지켜본 세계인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
었습니다.
노태우 정권 시절 문화공보부를 공보처와 문화부로 분리하면서 1990년
1월 출범한 문화부 초대 장관을 맡아 이듬해 12월까지 재임하며 문화정책
의 기틀도 마련하였습니다. 문화예술인으로는 처음으로 문화부를 이끈 고
인께서는 2년간의 짧은 재임 기간에도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과 한
국예술종합학교 설립, 전통공방촌 건립, 도서관 업무 이관 등 공약했던 ‘4
대 기둥사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물러났습니다. 주위에 장관 시절을 회상
하시면서 “내가 가장 잘한 일은 ‘인터체인지interchange’를 ‘나들목’으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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