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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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여러 지역을
오가며 불사를 하
는 과정에서 과거
에 제작된 불화를
보고 숙련하는 것
도 화업을 익히는
방식이었다. 1729
년(영조5) 여름 해인
사에서는 당대에
이름난 화승이었던
의겸義謙과 여성汝
性, 행종幸宗, 회안懷
眼, 민희敏熙 등 화
승 열두 명을 초청
사진 9. 해인사 영산회상도 전시.
해 불화를 조성했
다. 작품 하단의 금니로 작성된 화기에는 옹정 7년 삼신불회도, 지장보살도
등 넉 점을 함께 조성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화재로 사라지고 영산회상도만
현존한다.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설법회상의 장대한 광경을 도해한 가장 대표적
인 작품이다. 세로 293센티미터, 가로 241센티미터로 비단 다섯 폭을 이
어 만들었다. 보살, 나한, 천부, 사천왕, 금강역사를 비롯해 총 253위位를
배치했다. 채색 구름을 배경으로 제자, 나한, 팔부중은 자유로운 배치로
이끌어내며 전반적인 긴장감을 유연하게 풀어내고 있다. 오른쪽 어깨를 드
러낸 석가모니불의 당당한 체구는 금니金泥로 채색해 신비로움과 권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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