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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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안견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사진 4. 승려 장인의 불화 그리는 손길.
인이라는 두 가지 정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장인이라는 행위를 통
한 구도자 하나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중생구제의 방편으로 언
어가 아닌 수행과 정진을 바탕으로 하는 조형을 택했다. 조선시대 사찰은
신앙의 공간인 동시에 오늘날의 박물관의 역할을 했다. 불자들은 법당안
의 불상과 불화 등을 보고 신앙심을 북돋우거나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불
교예술품을 완성하는 일은 장엄한 불세계를 구현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승려 장인들은 온 정성을 기울였다.
조선 승려 장인은 불전을 짓는 건축승과 기와를 굽는 기와승, 범종을 만
드는 주종승, 비석과 경전을 새기는 각자승과 판각승, 목재 불구佛具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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