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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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겁니다. ‘대아’란 ‘우주아宇宙我’입니다. 아무렴 석가모니 부처님이 만
             고성인인데, ‘내가 제일 잘났다’는 식의 유치한 말을 하겠습니까? 이 말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인간 존엄성의 선언’입니다. 우주 전체의 생명이

             독존, 즉 절대적 존재라는 뜻이지요. ‘나’ 아닌 게 하나도 없는 세계, 곧 이

             타가 자연히 이루어지는 세계입니다.”


             ●  부처님이 오신 달이 좋은 달이어서 그런지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들어 있고

                가정의 달이기도 합니다. 한국 가정이나 어린이에 대한 어른들의 바른 인식

                을 위해 귀가 뚫리도록 스님께서 크게 할喝을 좀 해 주십시오.
               “때 안 묻은 어린이를 집안에선 주불主佛로 모셔야 합니다. 사람이란 나
             이가 들수록 때가 묻게 마련이지요. 때 묻은 어른, 때 안 묻은 어린이 중 더

             가치 있는 건 때 안 묻은 어린이 편입니다. 어른이 때 안 묻은 생활을 하기

             위해선 어린이 본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요.”


             ●  비행청소년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 말씀 해 주시지요.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물질을 추구하지 말라는 겁니다. 각종 범죄 행

             위도 물욕 때문에 나오는 것입니다. 사람 각각의 마음속에는 다이아몬드
             광산이 들어 있습니다. 무진보화無盡寶貨를 이미 갖고 있는데, 이 가치만 먼
             저 깨닫는다면 아무리 눈앞에 금은보화가 있다 해도 물욕이 생길 리가 없

             지요. 나 자신이 천하부자인데 말입니다.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물욕이 생기고 범죄에까지 이르는 겁니다.”


                  │1983년 5월 19일, 대담 : 박경훈 동국대역경원 출판부장. 정리 : 동아일보 임연철 기자│
                                           성철스님의 책 『자기를 바로 봅시다』에서 발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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