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P. 49
눈에 부딪쳐도 도를 깨닫지 못한다면, 발을 움직인들 어찌 길을 알
겠는가? 13)
이로부터 희천은 ‘회호’와 ‘불회호’를 제창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바탕
으로 ‘촉목회도觸目會道’를 제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회호와 불
회호는 후대 선사상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특히 조동종曹洞宗의 정편
오위正偏五位에서 이를 원용하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참동계」는 “나아
가는 걸음에 멀고 가까운 것이 없지만, 미혹하면 산과 강처럼 가로막히는
완고頑固에 빠진다. 삼가 참현인參玄人들에게 고하노니, 시간을 헛되이 보
14)
내지 말라.” 라고 권계勸誡하면서 마치고 있다.
희천은 정원貞元 6년(790) 경오庚午 12월 25일에 91세, 법랍은 63세로 입
적하였으며, 문인들이 동령東嶺에다 탑을 세워 탑호를 견상見相이라 하였
고, 후에 무제대사無際大師라는 시호를 받았다. 주지하다시피 이러한 청원
행사-석두희천의 청원계에서 조사선의 5가 가운데 조동·운문·법안의
3종이 출현하였으며, 그 가운데 조동종이 가장 오래 존속하였다.
13) 앞의 책, “觸目不會道, 運足焉知路.”
14) 앞의 책, “進步非近遠, 迷隔山河固. 謹白參玄人, 光陰莫虛度.”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