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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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9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12 | 친구들과 함께 와룡산 용미봉으로
벚꽃, 진달래꽃을 보러 갑니다. 올해
는 예년보다 꽃이 늦게 피어서 아마
도 벚꽃은 보기 힘들지 싶습니다. 계
꽃을 바라보는 성고등학교 옆으로 올라가다가 첫 번
두 가지 시선 째 갈림길에서 우회전합니다. 와룡
제행무상諸行無常과 산 3부 기슭을 가로지르는 길입니다.
염화미소拈花微笑 한참 걷다가 정자 쉼터에서 휴식한
다음 용미봉 정상을 향해 곧장 가파
서종택 시인 른 비탈로 올라갑니다.
와룡산의 동쪽 사면 3부 기슭은 호
젓합니다. 봄날이라 하지만 아직은
잎이 돋지 않아 그늘이 없어 따뜻한
길입니다. 산은 커튼을 열고 그 안쪽
풍경을 보여줍니다. 잎사귀도 없이
마른 나뭇가지뿐이지만 오히려 정신
적 풍요를 느끼게 해 줍니다.
봄날은 간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용미봉 정상 부근에 있는 벚꽃터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널에 도착합니다. 작년 이맘때는 벚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꽃이 만발했는데 올해는 아직 피지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않았습니다. 이곳은 해발 220m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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