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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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학생은 대학원생과 달라 필자는 만물박사가 되어야 했다. 연구원에
서는 어떤 문제가 있으면 120여 명의 박사 중 그 분야 담당자와 전화 한 통
으로 끝나는 문제를 내가 최고의 전문가인 양 강의해야 하는 일도 생겼다.
또한 첫 학기에 맡았던 ‘물리화학’ 강의는 학교 다닐 때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던 과목이어서 학교에서 배운 것 중 연구원에서 활용하였던 내용을 중
심으로 강의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식품학 개론’은 당시 18권의 교과서가 시중에 있었으나 정작 중
요한 우리나라 전통음식과 한국적인 식품의 이해에 관해서는 언급조차 되
지 않았었다. 그래서 허겁지겁 한 학기를 마치고 약식동원, 음양오행과 주
역의 원리, 한국적 식품의 특성 표시, 식품 섭취의 원리, 우리 조상들의 건
강 지혜, 우리 음식의 우수성 등이 담긴 ‘한국적 식품학’을 하나의 장章으
로 만들어 급하게 교재를 만들었다. 이 내용은 나중에 차도학을 집필할 때
기초가 되었다. 그리고 밥류, 장류, 김치류, 조과류, 초류, 주류, 떡류, 세
시음식 등을 ‘전통식품’이라 하여 하나의 장으로 묶어 두 장을 추가, 약소
하게나마 식품학 개론 이론서를 만들게 되었다. 1)
차도茶道과정 개설
이렇게 3년을 바쁘게 지낸 후에야 일반 사람들을 위한 차 교육에 눈을 돌
리게 되었다. 지금은 ‘평생교육원’으로 명칭이 통일되었으나, 당시에는 ‘사
회교육원’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에서 일반인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
하는 데 힘쓰기 시작한 것이다.
1) 오상룡·김진구·강우원, 『식품학』, 도서출판 일일사(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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