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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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 중대中臺에 올랐는데, 이때 홀연히 신인神人을 만나 “남방으로 가면
담마의 비[曇摩之雨]에 목욕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정례頂禮한 후 남쪽
으로 갔다.
행적화상은 875년 헌강왕憲康王(875~886) 1년에 성도成都의 정중정사靜
(淨)衆精舍 즉 정중사靜(淨)衆寺에 가서 신라 성덕왕聖德王(702`~737)의 아들로
출가한 무상無相(684~762) 대사의 영당影堂에 예배하고, 다시 청원행사靑原
行思(?~740) 선사 문하의 석상경저石霜慶諸(807~888) 선사에게서 불법을 듣
고 심인心印을 전해 받은 후 남악 형산衡山으로 내려가 그 일대를 주유하며
선지식善知識을 참방하였다. 신라 사람으로 청원선사의 법을 이은 것은 그
가 처음이었다.
얼마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신라에서 온 도의道義(?~?, 도당 유학: 784~821),
홍척洪陟(=洪直, ?~?, 도당 유학: 810~826), 혜철惠哲(=慧徹, 785~861) 화상 등은
모두 서당지장西堂智藏(735~814) 선사 문하에서, 혜소慧昭(774~850, 도당 유학:
804~830) 화상은 창주신감滄州神鑑 선사 문하에서, 현욱玄昱(787~868 도당 유
학: 824~837) 화상은 장경회휘章敬懷暉 선사 문하에서, 도윤道允(798~868, 도
당 유학: 825~847) 화상은 남전보원南泉普願(748~834) 선사 문하에서, 무염無
染(800~888, 도당 유학: 821~845) 화상은 마곡보철麻谷寶徹(?~?) 선사 문하에
서, 각각 선법을 공부하고 그 맥을 이어받아 신라로 돌아가 선문을 열었다.
이들이 배운 중국의 스승들은 모두 마조도일馬祖道一(709~788) 선사의 뛰어
난 전법 제자들이었다. 혜능대사의 양대 제자로는 청원선사와 남악회양南
嶽懷讓(677~744) 선사가 있었는데, 마조선사는 이 남악선사의 전법 제자이다.
무상대사는 속성俗姓이 김씨라서 김화상金和尙으로도 불렸는데, 홍인弘
忍(601~674) 대사의 문하에서 혜능대사와 함께 사천四川지역을 중심으로 활
동한 자주資州 덕순사德純寺의 지선智詵(609~702) 선사를 배알하고, 그의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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