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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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주목된다.
               김잉석이 쓴 마지막 논문은 1964년 『불교학보』 2집에 게재된 「불일보조
             국사」였다. 이 글의 결론에서 그는 지눌 사상에 대해 “정통적인 화엄의 현

             수(법장) 교학을 비판하고 원돈교로서 화엄의 교학관을 새롭게 드러냈다.”

             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송광사에서 출가하고 수학한 경력 때문인지
             지눌의 사상과 송광사의 보조 유풍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음을 볼 수 있다.
             앞서 1962년부터 1964년 사이에는 「삼론에서 본 중도사상」, 「승랑을 상승

             한 중국 삼론의 진리성」, 「승랑을 상승한 중국 삼론의 역사성」과 같은 논문

             을 학회지에 실어 삼론학과 승랑 연구를 마무리 지었다. 또 사후에 유고인
             「불타와 불교문학」이 『동국사상』 4, 5, 6집에 나누어 실렸다.
               김잉석은 근현대기 한국 화엄학 연구의 서막을 연 학자였다. 비록 그의

             주저인 『화엄학개론』이 일본 학계의 연구 성과를 거의 답습한 측면이 있지

             만 한국 화엄학의 서술 비중을 늘리고 지눌에 영향을 준 이통현의 화엄사
             상, 그리고 한국 화엄의 특징인 성기론을 강조하는 등 한국불교를 특화시
             키려는 노력을 기울인 점은 평가할 만하다. 무엇보다 식민지와 전쟁이라

             는 현실의 어두운 질곡 속에서도 평생 한국불교 연구와 교육에 매진한 몇

             안 되는 학자로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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