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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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의 상相과 성기의 성性의 두 관점에서 해석하여 중중무진연기의 수승
             한 가르침을 펼쳤다고 보았다. 이것이 그의 화엄학의 첫 출발점으로서 뒤
             에 나오는 『화엄학개론』의 제4편에도 해당 내용이 수록되었다.

               김잉석은 귀국한 뒤 교육에 힘쓰느라 별다른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다

             가 1941년부터 1943년까지 보조지눌의 생애와 저술, 정혜쌍수와 돈오점
             수, 성적등지문·원돈신해문·간화경절문의 세 수행체계를 다룬 짧은 글
             4편을 발표했다. 이후 지눌 탄생 801주년이었던 1959년부터 1960년까지

             연구를 심화시켜 지눌의 화엄관에 대한 3편의 글을 썼다. 김잉석은 지눌

             이 『원돈성불론』에서 이통현의 『화엄론』을 활용하여 원돈신해문을 세웠고
             ‘성기취입性起趣入’ 등 화엄에 관한 독창적 견해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백성욱 박사 송수 기념 『불교학논문집』(1959)에 「고구려 승랑과

             삼론학」을 실었고, 또 김병규, 장원규 등과 함께 공저로 『불교학개론』을 동

             국대 출판부에서 출판했다.
               1960년에는 동국대 출판부에서 『화엄학개론』이 간행되었는데, 머리말
             에는 동국대 백성욱 총장의 후의에 의해 이 책이 출판될 수 있었음을 밝히

             고 발간에 도움을 준 조명기 교수 등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불교 관

             련 연구서가 거의 없던 시절에 화엄학을 주제로 한 단독 개설서가 나온 점
             은 높이 살 만하다. 다만 국내의 학문적 수준이 뒷받침되지 않은 척박한 환
             경에서 그 또한 일본의 연구 성과와 개설서를 참고하고 그 영향을 크게 받

             았음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이 책은 유스키 료에이의 『화엄학개론』(1935)

             과 편제와 주요 내용이 거의 흡사하다. 유스키의 『화엄학개론』은 제1부 교
             사(인도, 경론 번역, 중국, 한국, 일본). 제2부 본경(교주, 종취, 분과, 해인삼매, 설시

             와 설처, 경전 내용), 제3부 교판(5교판, 동별 2교), 제4부 교리(4종 법계, 이사무애,
             사사무애), 제5부 수증(계급, 단혹, 관법, 성불, 화엄행자 등)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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