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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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에 보니 너덜너덜한 책은 한글 『성경』
책이었고, 먼지 덮인 책은 한문 불경 책
이었다. 여기서 내가 출옥하면 불경의
한글 번역 사업에 평생을 바쳐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회고하신 바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한문 세대가 사
라져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불교경전이 아직도 눈에 띄지 않
고 있는 현실입니다. 불전의 한글화는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하는 일이라 생각
사진 2. 『조론중오집해肇論中吳集解』의 표지.
합니다. 대웅전만 크게 지을 것이 아니
라 조병활 박사와 같은 우수한 학자들을 종단에서 우대하여 ‘불경의 한글화’
에 초미의 관심을 가질 때라 생각합니다.
승조스님의 『조론』은 「물불천론」 · 「부진공론」 · 「반야무지론」 · 「열반무
명론」 등 네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에 조 박사는 위진남북조시대
남조 진나라의 혜달스님이 지은 『조론소』, 당나라의 원강스님의 『조론소』, 북
송의 비사스님이 강설하고 정원스님이 집해한 『조론중오집해』, 원나라 문재
스님이 펴낸 『조론신소』, 명나라 감산스님이 기술한 『조론약주』 등 다섯 권의
주석서를 『조론오가해』라는 이름으로 우리말로 번역하여 처음 세상에 내놓
게 되었습니다.
『조론오가해』의 책 이름은 소납과 조 박사의 의논이 합의되고 난 뒤 범어
사에 계시는 무비 대종사 큰스님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조 박사가
오랜 세월에 걸쳐 『조론』과 위진남북조시대의 진나라, 당나라, 북송, 원, 명
시대의 뛰어난 주석서를 선별하여 책을 출간하고자 합니다.”라고 설명을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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