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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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걸었던 도안, 혜원, 구마라집, 승조, 축도생, 승랑, 양무제, 부대사, 달
          마, 천태, 신행, 담란, 진제 등 기라성 같은 천재들의 삶이 사실적으로 서
          술되어 있고, 그들이 보여준 위대한 사상의 금자탑도 그 속에 담겨 있다.

          그러나 인도불교 경전과 논서들이 속속 번역되고 새로운 사상이 잇따라 분

          출되는 이 시기는 오랜 세월 학자들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당대 불교문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문만 아니라 산스크리트어와 빨
          리어의 장벽을 넘어야 하고, 그 시대 정치·문화·사상의 흐름을 파악하

          려면 방대한 역사는 물론 현학과 유학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었기 때문

          이다. 이런 험난한 영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첫 학자가 바로 탕용동이었
          다. 중국 근대 국학대사國學大師로 추앙받은 그는 위진남북조 및 수당시대
          불교와 관련된 여러 저술을 남겼지만, 특히 『한위양진남북조 불교사』가 학

          계에 끼친 영향이 가장 컸다.

           탕융동은 이 책에서 한나라와 위진남북조 시대에 전래된 불교를 수많은
          사료 분석과 엄밀한 고증을 통해 초기 중국불교의 형성과 변천 과정을 객
          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인도와 중국의 문화 차이에서 발생한 갈등

          을 극복·융합하면서 불교가 점차  중국화하는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는 등

          중국불교의 원류를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발간과 더불어 세계학
          계의 큰 관심을 모았고, 이후 초기 중국불교사를 다루는 논문과 저술들이
          크게 늘었다.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초기 중국불교사 연구자들에게 이

          책의 가치는 여전히 지대하다.

           사실 중국 근대 불교학자들은 전통 불교사상을 역사적·철학적으로 재
          정립해야 한다는 과제를 누구나 가지고 있었다. 탕용동뿐만 아니라 같은
          미국 유학파였던 호적, 풍우란 등도 마찬가지였고, 이는 당시 학자들에게

          부여된 공동의 과제였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탕용동이 큰 역할을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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