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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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열여덟 살이 돼 가지고 ‘내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에 외숙부 한 분 계
셨는데 내가 찾아가서 취직시켜 달
라고 했어요. 돈을 벌어야겠다고.
그래서 하루는 떨치고 집을 나갔어
요. 어렵게 물어서 서울 외숙댁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그때는 좌우
익이 충돌하는 시절이었는데 우리
외숙이 그만 좌익으로 몰려 있더라
고요. 무슨 심부름을 좀 했던 모양
입니다. 사진 1. 월운스님.
남해 화방사로 출가하게 된 사연
그렇게 난리가 나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되지도 않았어요. 그런 딱한
사정을 만나서 집으로 돌아갈까 말까 하고 있는데 마침 남쪽으로 내려가
는 무슨 기차 편이 하나 있었어요. ‘에이~ 나 멀리 가버리자’ 하고 그 기차
를 탄 거예요. 그 당시 내가 열여덟 살에 집을 나왔는데, 남북이 냉전관계
에 있을 때였어요. 그래서 북한에서 월남동포가 자꾸 내려오고, 그 사람들
을 서울에 놔두기가 힘드니까 남쪽으로 실어 나르는 화물차가 있었어요.
그걸 타고 내려와서 진주에 내렸어요.
그렇게 진주에서 며칠 살고 있는데 거기 아낙네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
데 가만히 들어보니 남해 금산 보리암 산신령님께 기도하면 소원이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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