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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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서당에 좀 다닌
             터라 그 책들을 보니까 토를 썩
             잘 달았어요. 그래서 마음속으

             로 ‘아니 중도 글을 아는가 보

             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중
             에 보니까 그이가 탄허스님이
             었어요. 속가 이름이 택성스님

             이세요.  그래서  김택성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중도 글
             을 제법 많이 안다는 게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열여덟
                                            사진 2. 운허스님(불교신문, 제3665호).
             살에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

             었어요.
               그 무렵에 정부를 세우려고 사회는 시끄럽고 뭐 테러가 나기도 하고 그
             랬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일에는 무서워서 끼어들 수가 없는 거예요. 그

             저 절 일도 보고 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익숙해졌어요. 그때 거기 있는

             스님들이 나더러 중 되라고 그래요. 당시 사무를 보던 서창동이라는 스님
             이 있었는데, 당시 스님들은 전부 머리를 기르고 출퇴근을 해요. 양복을 입
             고 절에 와서는 장삼을 입고 살았어요. 그 스님들은 나보다 한 댓살 위의

             나이로 젊은 분들인데 나더러 중이 되라고 해요.

               그렇게 한 일 년 지내고 있는데 그곳 스님들이 “쟤(월운스님)가 절 심부름
             도 곧잘 한다.”고 했어요. 또 육지 쪽에는 “쟤가 한문을 잘 한다.”고 자꾸
             나를 선전했어요. 그러니 사람들이 서창동 서무스님한테다가 “쟤를 여기

             (화방사) 중 만들지 말고, 운허스님한테 보내서 중을 만들어주도록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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