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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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라’ 그렇게 출제를 했어요. 그 답으로 내가 한문으로 글을 썼어요.
               『능엄경』이란 아난존자란 인물이 행렬에서 이탈해서 혼자 탁발 다니다
             가 마등가라는 기생한테 홀려서 망신을 당하고 절로 쫓겨 오는 얘기입니

             다. 그러니까 그 마등가 기생한테 홀렸던 아난존자가 대중 앞에 부끄러우

             니까 부처님한테 “앞으로 이런 일이 안 닥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됩니
             까?” 하고 여쭈어요. 그에 대한 대답이 『능엄경』의 내용입니다. 운허스님
             이 『능엄경』 대의를 쓰라고 하시니까 “『능엄경』이 대의가 어디 있냐. 동기

             자체가 아난이라는 싱거운 사람이 헛짓하다가 거기서 나온 것인데, 그 자

             체가 허황하다”고 한문으로 갈겨버렸어요.
               며칠 있다가 운허스님이 시자 편에 날 오라는 기별이 왔어요. 범어사
































               사진 3.  1952년 월운스님은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으로부터 구족계를 수지했다. 사진은 그 해 4월 6일
                    범어사 전국군경합동위령재 때의 모습으로 이 사진 속에 월운스님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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