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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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3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16 |    비가 예보되어 있지만 동창회

                                            의 산행은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박종한 교수의 30ℓ짜리 록클라

                                            이밍 전용 배낭이 단연 눈길을 끌
          모래알 하나에서                          었습니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큰

          세계를 보고                            배낭을 메고 산에 오는 사람을 보

          들꽃 한 송이에서                         면 야코가 죽었습니다. 큰 배낭은
                                            젊었을 때는 돈이 없어서 못 샀
          천국을 본다
                                            고, 지금은 자신이 없어서 못 삽
                                            니다. 그는 홀로 버스를 타고 방

          서종택 시인                            짜유기박물관 입구에서 내려 걸
                                            어 들어왔습니다. 우리 나이에는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운 산뜻한 품
                                            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은 가벼운 산행입니다. 산

                                            행이란 본질적으로 놀러 가는 것

                                            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
                                            는 걸을 때, 몸을 놀리고 있을 때,
                                            살아 있는 것입니다. 북지장사 입

                                            구에 있는 1.3km 소나무 숲길은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솔향이 가득합니다. 많은 사람들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이 밟고 지나간 땅을 다시 밟는 느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낌은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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