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P. 92
습니까. 우리는 의상 덕분에 방대한 『화엄경』의 세계를 아름다운 게송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 속에 일체가 있고 일체 속에 하나가 있어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이네.
한 티끌 속에 시방세계가 들어 있고
낱낱의 티끌마다 또한 다 그러하네.
무량한 오랜 세월 한 생각 찰나와 같고
한 생각 찰나 속에 무량 세월 들어 있네. 4)
『화엄경』에 따르면 하나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화엄경』의 세계
는 티끌 하나도 의미로 가득하고 중중무진의 서사적 긴장이 있습니다. 이
미묘한 세계는 의미와 향기로 가득한 세계이고 찬탄의 세계입니다. 의상
또한 세계 어디를 보든 거기서 비로자나불의 얼굴을 보았던 것입니다.
산길의 아름다움
새벽에 내린 비로 산길은 촉촉하고 온갖 흙냄새, 나무냄새로 가득합니
다. 우리가 진심으로 산길을 걸어간다면 산길은 우리의 영혼에게 말을 걸
어옵니다.
“너는 누구니?”
4) 義湘, 『華嚴一乘法系圖』, 668, “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
是 無量遠劫卽一念 一念卽是無量劫.”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