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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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있습니다. 좀 도와주세요.” 그랬거든
             요. 내가 그 『불교사전』 얘기를 쫙 설명했어
             요. 돈 800만 원이면 만든다는데 그걸 못해서

             마음이 안 좋다고 말하니까 이 보살은 심드렁

             해요.
               내가 딴소리를 하니까 보살님은 심드렁했
             어요. 그런데 아랫목에서 잠자던 영감이 갑자

             기 이불을 벌떡 차고 일어나서 “지금 뭐라고

             그랬어 너?” 그 사람은 반말로 너야. 그래서                   사진 7. 운허스님이 발간한 『불교
                                                         사전』(1961.5). 우리나라 최초의 불
             내가 『불교사전』 얘기를 했죠. “그래? 그러면 지                교사전이다.
             금 당장 운허스님 방으로 가자.”고. 또 반말을

             해요. 나는 그랬어요. “지금 어르신도 주무시고, 또 어디 가실 거 아니니까

             내일 아침에 뵙도록 하지요.” 그 순간 나는 두 사람이 만나기 전에 조율해
             야 되겠으니까 그랬어요. 내일 아침에 가자고 했지요. 이분들을 재워놓고
             는 내가 다시 운허스님 방에 갔어요.

               주무시는 걸 깨웠지요. 나는 들어가서 죄송하다고 좀 일어나시라고 그

             랬어요. “스님이 원하시던 사전이 출판될 가능성이 보여서 왔습니다. 이러
             이러한데 그 영감님이 내일 아침에 뵙자고 스님 방에 오겠답니다. 오시면
             하실 말씀을 좀 정리해 놓으십시오.” 그렇게 말씀드리고 “이제 주무세요.”

             하고 나는 나왔어요. 그 이튿날 아침에 그분들하고 도킹이 된 거예요. 그

             래 거기서 돈이 얼마 들고 그러는데, 사전을 편찬하는 게 사실 큰돈 아냐.
             3천 몇 백만 원이라고 그래요. 그게 술 한 잔 값이라고 그러더구먼요. 그
             영감이 운허스님께 “염려 마세요.” 그렇게 해서 『불교사전』이 세상에 나오

             게 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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