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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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않다. 각성과 수양 등의 구분도 물거품같이 사라지고 하나가 된다. 그
하나 됨 속에는 소를 찾았다는 생각 그것마저도 지워진 경계라 하였다.
자성自性을 찾기 위한 여행을 처음 떠날 때는 필요했으나 이제 그것마저
도 초월된다. 그래서 일곱 번째 망우존인에 이르러 사람과 소가 별개의 것
이 아님을 깨닫게 된 것이라 한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을 몸과 마음으로 분
리시키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만약 몸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어떤 육체적인
감각을 느낄 수 없다. 마치 몸이 없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러나 몸의 어딘
가가 아프다면 곧 몸을 느끼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가 마음이 어떻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나의 삶이 하나로 화음을 이
루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가리킨다. 무엇인가 불협화음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스스로 분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모든 박자가 맞아떨어졌
을 때, 즉 화음을 이루고 있을 때 모든 구분은 초월되는 것이다. 그래서 게
송에서 “고향집에 이르렀다.”고 한 것이다. 고향집에 이르렀음은 현상적인
삶과 나 자신의 근원이 서로 만난다는 뜻이다. 그래서 서序에서 법무이법法
無二法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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