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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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화계사 대웅전 벽화 기우귀가.
대안스님이 백장스님 계신 곳에 가서 예를 올리고 물었다. “학인이 부처
를 알고자 하는데 어느 것입니까?” 백장스님이 말하기를 “흡사 소를 타고
소를 찾는 것 같구나.” 스님이 말했다. “안 뒤에는 어떠합니까?” 백장스님
이 말했다. “소를 타고 집에 이르는 것과 같다.” 스님이 물었다. “처음과 마
지막에 어떻게 보림保任해야 합니까?” 백장스님이 말했다. “소 먹이는 사
람이 채찍을 들고 지켜보아 남의 곡식밭에 들지 않게 하는 것 같느니라.”
이 말을 듣고 스님은 깊은 뜻을 깨달았다.
이를 기우귀가 벽화에서는 길들여진 소를 타고 피리를 불며 돌아오는 모
습(사진 3)으로 표현한다. 역시 뇌록의 바탕 위에 먹선을 긋고 채색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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