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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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월법장의 격내와 격외
후기 선종에서는 이러한 ‘여래선’과 ‘조사선’의 분변分辨은 지나치게 많이
나타나고 있어 모두 논할 수는 없지만, 명대에 활동한 한월법장(1573~1635)
은 그간의 논의를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참선에서는 먼저 ‘조사선’과 ‘여래선’의 결택을 귀하게 여긴다. ‘조
사선’은 십법계의 밖을 뚫으며 여래의 법수에 떨어지지 않기 때문
에 ‘격외格外’라고 말한다. ‘여래선’은 구종의 법계를 초월하여 십법
계의 꼭대기로 떨어져 오히려 격내格內이다. ‘격내’와 ‘격외’의 구분
을 알고자 하면, 모름지기 하나하나의 사물에 있어서 십법계의 각
종 견해를 분명하게 알아야 하며 곧바로 최상의 꼭대기에 오르니,
이것이 바로 여래지如來地의 계위이다. 조사선은 다시 부처의 정수
리에서 나와 ‘격’을 벗어나며, 또한 조사와 외도의 두 종류를 뛰어
넘는다. 이와 같다면 진정한 ‘조사’이다.” 14)
이러한 법장의 논술은 상당히 중요한 점이 엿보인다. 우선, 여래선을 ‘격
내’, 조사선을 ‘격외’로 구분하고 있는 점이다. 물론 이는 법장이 최초로 구
분한 것이 아니라 이전의 논의를 정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여래
선을 통하여 조사선에 득입한다는 뉘앙스가 배여 있는 점이다. 다시 말하
14) [明]法藏說, 弘儲編, 『三峰藏和尙語錄』 卷6(嘉興藏34, 154c), “參禪貴先決擇祖師禪如來禪. 祖師
禪者, 透十法界之外, 不墮如來之數, 故曰: 出格. 如來禪者, 超于九種法界, 墮在十法界之頂, 猶
是格內. 欲知格內格外之分, 須在一事一物上分淸, 十法界諸種之見, 直到極頂, 方是如來地位,
祖師禪, 又從佛頂上透出, 出格之外, 又越兩種祖師外道. 若是眞正祖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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