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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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수지修持함을 빌리지 않아 제방의 도를 통달한 사람들은 모두 상
상기上上機를 말하네.”라고 말한 것을 보지 못했는가? 향엄은 이렇
게 깨달았으니 분명 ‘여래선’을 얻었을 뿐 ‘조사선’은 꿈에서조차 보
지 못한 것이다. 다시 말하니, ‘조사선’은 어떤 좋은 점이 있는가?
만약 말을 쫓아가면 곧 뒷사람들을 속이는 것이고, 바로 몽둥이[棒]
로 맞고 인정한다면 옛 성인을 저버리는 것이다. 만법은 본래 한가
로운데 오직 사람[人]이 분주할 뿐이다. 12)
여기에서 석상은 앞에서 언급한
‘향엄격죽香嚴擊竹’ 이후의 게송 을
13)
축약해서 언급하고, 그 역시 ‘여래
선’을 얻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조
사선’은 결코 언어 등의 가르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자증자
오自證自悟’, 즉 ‘돈오’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3. 석상초원石霜楚圓 선사.
12) 明]居頂輯, 『續傳燈錄』 卷3(大正藏51, 483c), “大衆, 還會麽? 不見道: 一擊忘所知, 更不假修持, 諸方達
道者, 咸言上上機. 香嚴恁麽悟去, 分明悟得如來禪, 祖師禪未夢見在. 且道, 祖師禪有甚長處? 若向
言中取, 則誤賺後人, 直饒棒下承當, 辜負先聖. 萬法本閑, 唯人自鬧.”
13) [宋]道原纂, 『景德傳燈錄』 卷9(大正藏51, 284a), “한 번 부딪침에 알음알이를 잊어버리고, 다시 修持함
을 빌리지 않네. 움직임에 옛사람의 길을 내세우며, 근심스러운 根機에 떨어지지 않도다. 곳곳에 종적
은 없으나, 聲色은 밖으로 威儀를 갖추고 있네. 제방의 道에 통달한 사람들은 모두 上上機를 말하는
구나.[一擊忘所知, 更不假修治, 動容揚古路, 不墮悄然機. 處處無踪迹, 聲色外威, 儀諸方達道者, 咸言上上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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