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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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칠보 범종’
현재 원광식 대표의 아들인 원천수 성종사 기업부설연구소장이 가업을
계승하고 있다. 덕분에 기술력은 나날이 진화하고 결국 새로운 쾌거를 냈
다. 자체적으로 ‘칠보七寶 범종’ 제작기법을 개발해 주목된다. 문양에 다양
한 색을 입히고 그 위에 금박을 붙이는 불교미술의 칠보개금을 범종 제작
에 도입했다. 범종에 칠보개금을 입히는 특허기술로 최근 세계 최초의 칼
라 대종을 조성했다.
본래 칠보개금은 제품 표면에 삼베로 배접을 하고 그 위에 문양을 그려
넣은 후 채색과 개금을 하는 기법이다. 주로 불상에 사용되어 왔던 방식이
다. 성종사는 10여 년 전부터 범종에 칠보로 개금하는 방법을 금강불교의
청원스님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 결코 쉽지 않았다. 칠보개금을 하려
면 반드시 제품 표면에 배접을 해야 하는데, 범종에 배접을 할 경우 종의
생명인 종소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성종사에서는 전매특허기술인
정밀주조기법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원천수 소장은 “배접했을 때의 질감을 주물에서 뽑아냄으로써 실제 배
접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어냈다.”며 “문양의 아름다움은 극대화시키면
서 개금으로 인한 종소리의 저하는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도전은 대를
이어 새로운 양식의 아름다움을 창출하였다.
한국의 범종은 불교사상, 불교교리, 금속공예, 예술 등 여러 장르를 총
괄할 수 있는 종교예술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천년의 과학기술이 응집되
어 있는 살아 있는 발명품이며, 사람들의 가슴에 법法을 새기는 진리의 소
리이며, 세상을 맑게 깨우는 귀한 울림을 지녔기 때문이다. 천 년의 전통
을 지닌 한국 범종의 주조기술이 지금도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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