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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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참된 삶이라고 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유성출가踰城出家를 하신 것이다.
             즉 소를 찾는 것은 곧 참된 삶을 찾는 것이다. 삶은 그것이 영원할 때 참되
             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꿈과 삶 사이에 다른 것이 무엇이겠는가?

             심우도는 이렇게 불생불멸하는 생명의 실상을 깨치고 체득하는 과정을 보

             여 주는 것이다.


                반본환원




               이제는 십우도의 아홉 번째인 반본환원返本還源이다.
               반본환원에는 소도 없고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텅 빈 상태도 아닌 자연
             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져 있다 (사진 3). 벽화를 보고 게송과 함께 해설을

             통해 그 의미를 새겨 보자.



                  반본환원이비공 返本還源已費功
                  쟁여직하약맹롱 爭如直下若盲聾

                  암중불견암전물 庵中不見庵前物

                  수자망망화자홍 水自茫茫花自紅


                  근본으로 돌아오고자 무척이나 공을 들였구나.

                  그러나 어찌 그냥 귀머거리 장님 됨만 같으랴.

                  암자 속에 앉아 암자 밖의 사물 보지 않나니
                  물은 절로 아득하고 꽃은 절로 붉구나.



               진정 근원으로 돌아와 보니,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네. 소를 찾아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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