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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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었구나. 이 소식을 어떻게 전
                                             할 수가 있을까. 뒤따라오는 사
                                             람 없고 앞에 먼저 간 사람도 없

                                             으니 도대체 누구에게 이 종지

                                             이을 것을 부탁할거나.”라고 노
                                             래하였다.
                                               심우도가 말해 주는 모든 것

                                             중 불성 또는 참나를 찾는다는

                                             것은 관념적인 것이 아닌 실존
                                             적인  것이라는  가르침을  보여
                                             주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서 주

                                             워 모은 정보나 이미 주어진, 공

                                             식화되고 화석화된 해답이 아니
                                             라 심지어 경전에서 빌려 온 것
          사진 2. 송광사 벽화, 인우구망.                조차도 아닌 오로지 자신의 내

                                             면에서 솟아오른 해답만이 깨달

          음의 상태로 이끌 수 있음을 설하고 있다.
           석두石頭(700~790) 스님에게 제자인 도오道悟 스님이 “불교에서 가장 중
          요한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네가 그것을 스스로 경험해 보지

          않고는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한 것이 곧 이를 말한다. 어떤

          주어진 해답이 아닌 하나의 깨달음, 하나의 실존적인 경험이 자기 존재의
          중심에 이르는 길임을 심우도는 시각화된 언어인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석존께서는 사문유관四門游觀을 통해 늙음·병듦·죽음을 보셨다. 자신

          은 물론 누구나 다 그러하다면 삶 전체가 속절없음을, 죽음으로 끝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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