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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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빌리면, 비대면 화상으로 종교의식에 참여하던 신도들이 대면 모임을
가져도 적지 않은 수가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종교의 필요성
그러나 물어보지 않을 수 없
습니다. 그렇다고 종교가 정말
로 필요 없다는 것인가? 단도
직입적으로 대답하면 종교는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어느
인류학자의 진단에 의하면 인
간은 어쩔 수 없이 ‘종교적 인
간(homo religiosus)’라고 합니
다. 단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진 3.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SBNR 티셔츠.
지성인으로서는 도저히 받아
들이기 곤란한 교설이나 예식을 강요하는 종교, 이기적이고 피상적인 종
교, 심지어 미신에 가까운 종교는 쇠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와 반비례
로 진정한 의미의 종교,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주고 즐거움을 주는 종교
를 희구하는 열망은 더욱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예가 서양 젊은이들 가운데서 퍼지는 구호가 “나는 종교적
이 아니라 영성적이다(I'm not religious, but spiritual).”라거나 혹은 짧게 줄
여서 ‘SBNR(Spirituality but no Religion)’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상당수 젊은
이들은 지성지수(IQ)나 감성지수(EQ)에 더하여 영성지수(SQ)를 중요시하게
된 것입니다. 자기들이 가진 궁극 문제가 기성 종교에서는 해결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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