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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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는 자세부터 단정히


           공부를 하려면 처음 앉는 자세부터 입을 다물고 단정히 하여 마음을 돈

          독히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입을 헤벌리고 앉아서는 마음조차 돈독하지

          못하여 자꾸 마음만 산란해지고 공부가 되질 않습니다. 그러므로 입을 다
          물고 자세를 바로 하여 참선하면 마음으로 마음을 제복하여 모든 객진번
          뇌가 다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악하고 나쁜 탐·진·치의

          삼독이 소멸하여 내심內心이 편안하고 고요하여 일심一心을 성취하여 삼매

          에 들어가 정定과 혜慧를 고루 갖춘 경계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복잡하고 번뇌망상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탐진치 삼독 때
          문입니다. 이 삼독의 뿌리는 제8아뢰야식의 근본무명에 있는 것이기 때문

          에 이 근본까지 다 끊어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일체의 객진번뇌가 완

          전히 끊어져 일체지一切智가 나타나 대적광大寂光의 일심삼매一心三昧를 성
          취하게 됩니다. 본래 청정한 진여본성을 깨쳐 놓고 보면 모든 것이 다 고
          요한 속에서 무한한 지혜의 빛이 비치고, 무한한 지혜의 빛이 있는 가운데

          항상 고요한 법입니다. 이것을 적조寂照라고 합니다. 참다운 적조는 부처

          님 지위에 올라가야 알 수 있는 것이지 등각等覺이나 묘각妙覺의 자리에서
          도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과 같이 몸의

          자세를 바로 잡고 참선을 부지런히 하면 자연히 모든 것이 쉬어버려서 진

          여를 안 깨치려야 안 깨칠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근본 방법이 무엇인가 하
          는 것을 여기에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을 잘 집중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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