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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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아래로 내려가지만
천장은 활짝 열린 공간
입니다. 바닥으로 내려
가면 돌과 물로 이루어
진 소박한 공간 하나가
나타납니다.
돌과 물로 만들어진
이 단순한 공간이 사람
들의 생각에 깊이를 더
사진 6. 돌과 물, 붉은색 벽이 만들어내는 몽환적 분위기.
해 줍니다. 피안을 상징
하는 붉은색 벽은 강렬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붉은색 벽
아래로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꿈결인 듯 그윽합니다. 흐르는 물은
망각의 강인 레테를 형상화한 것일까요, 이하백도二河白道를 형상화한 것
일까요. 물은 꽁꽁 얼어 거울처럼 빛나고 무심한 듯 달항아리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뜰 앞의 모과나무
사유원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풍설기천년風雪幾千年입니다. 6천 평 부지
에 수령 300년 이상의 모과나무 108 그루가 신선처럼 서 있습니다. 수백
년이 응축된 모과나무는 압도적인 경외감을 주고 생각에 깊이를 더해 줍
니다. 한 그루의 나무에 수백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심오함이 느
껴집니다. 신이 있다면 이런 곳에 있지 않을까요.
여기 있는 모과나무는 대부분 분재처럼 키운 것입니다. 분재는 주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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